#003. 이런저런 이야기들 - 구급차, 귀성길 등
01.구급차
출근길 급하게 지나가는 일반 응급차량을 마주쳤다.
요즈음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 119 구급차량이 아닌 일반 구급차량같은 경우는 구급차가 먼저 진행할 수 있도록 피해주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예전 아내가 막내를 낳고 출혈이 멈추지 않아 당시 일산에 있던 산부인과병원에서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병원 구급차를 이용 트랜스퍼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가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퇴근길과 겹쳐 이동이 쉽지 않았었다.
당시 나는 그저 아내가 아무일이 없기를 바랄뿐이라 멍한 상태였고 옆에 동석했던 병원원장이 운전기사분에게 외치는 소리만이 계속 귓가에 멤돌았다.
계속 크락션을 울리면서 비켜 가라고.
언제 다 신호지키면서 가냐고.
그런일을 겪고 보니 운전을 하는 경우 119가 되었던 일반 구급차가 되었던 무조건 양보를 해준다.
일반구급차에 대한 양보가 119만큼 당연시 되지 않은 것은 아마 일반구급차의 경우 무조건 구급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일 것이다.
일례로 오래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직접 들은 얘기를 해보자면 급하게 직접 물건을 가져다주어야 할 것이 있는데 도저히 시간이나 모든게 되지 않아 약 20만원가량을 주고 일반 사설 구급차를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싸이렌을 울리며 신호고 뭐고 다 무시하며 달려 목적지 근처 병원으로 내달렸다고 한다. 듣자니 내리는건 또 병원에 내려야 한다고 한다.
어찌저찌 시간을 맞춰 처리했다고는 하는데 아마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너건너 한번쯤은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일반 구급차에 대한 인식이 은연중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깔려 있는지도 모르겠다.
속고 속이는 세상이더라도 이런것 정도는 믿는 것이 내 자신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02.프로젝트는 진행중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된지 3주차가 되어 간다.
지난주에는 3일을 야근을 했고 이번주에는 월요일부터 계속 야근!
아마 10월 첫째주까지는 주에 3일 이상은 야근을 하지 않을 까 생각된다.
야근이 길어질수록 사실 업무집중도는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다보니 체력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늘 프로젝트 1차점검으로 우리의 갑님께서 회사로 행차를 하셨다.
약 두어시간의 점검 및 회의가 이어졌고 툭툭 던지는 갑님의 말로 분위기는 좋아졌다 싸해졌다 롤러코스터를 탄다.
"음~ 그래 얼마나 했나 한번 볼까 기준에 안 맞으면 각오해"
어투와 행동에 본인의 의미를 고스란히 들어낸다.
갑님을 위해 맞장구를 쳐주고 웃어주고 갑님들은 그게 좋은걸까?
분명 그네들도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양반들일텐데 항상 소모적이고 영양가 없는 관계의 싸움이다.
되도록 그런 자리는 윗선에게 넘기고 눈막고 귀막고 입막고 조용히 지내고 싶다.
이번 프로젝트의 PM이 다른 직원이란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03.귀성길
얼마전부터 귀성길 기차표나 버스를 예매했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동료나 친구들도 주말부터 시작되는 추석연휴에 과연 언제 오고 가는 것이 가장 힘들지 않은 귀성길이 될까 고민을 하고 있다.
아마 내일부터 쉬는 회사들도 꽤 될 것 같은데 우리회사는 절대 네버 그런 것은 없다고 한다.
칼같이 업무시간을 6시 까지 꽉꽉 채운다고 한다.
예전 다니던 회사는 명절전날에는 팀끼리 점심을 같이 먹고 나서 봉투하나씩 받아들고 바로 퇴근을 했었다.
그리고 거래처에서 들어오는 명절선물들이 있는데 직원들끼리 가위바위보해서 나눠 가지는 소소한 재미도 있었다.
물론 나에게는 한번도 그런 행운이 따라주지를 못했다.
아버지가 8남매의 장남이시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사셨기 때문에 나에게 귀성길이라는 것은 전혀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결혼을 한 지금도 본가나 처가가 다 30분안쪽에 있어서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는 특별한 기분은 전혀 느껴볼 수 가 없다.
귀성길 교통체증이나 이런것은 TV에서나 보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이고 누군가에게는 억지 발걸음인 귀성길!
그래도 가끔은 고향을 찾아가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기도 하다.
근데 다들 떠난 서울시내의 한적함은 너무 좋다.